하느리이야기1
[스크랩] 아 침 향 기...
효처니
2009. 9. 20. 16:46
이른 아침 집을 나서다가 발길을 돌려 울타리 커다란 살구나무 밑에 숨어있는
앵두나무곁을 서성인다.
상큼한 바람이 살며시 불지만 뜨거운 햇살이 머금은 하늘이 꿈틀댄다.
오래 전 부터 자리잡은 앵두나무인데 작년 그러께부터 열매가 신통치 않다.
작은 소쿠리에 몇번은 담아서 맛보곤했는데 기후탓인지 꽃도 시답지 않게 피더니
열매가 관심을 끌지 못한다.
며칠전에 엄마가 새가 앵두를 다 따먹는구나 하시기에
그나마 새가 찾아오니 놔두세요 했던 기억에 기웃거려 본다.
그래도 나뭇잎 뒤에 숨어있는 앵두가 제법 통통하다.
잎사이로 손을 내밀어 몇알 움켜쥐고 입어 넣으니 새콤하며 달콤한 향내가
입가에 번진다.
해마다 봄부터 울타리에 모여드는 새들의 노래소리가
앵두나무 때문은 아니겠지만 열매가 더 많이 달렸으면 좋겠다.
그냥 빨간앵두 몇알 작은 소쿠리에 담아두는 엄마의 소일 거리도 좋고
그 향기를 잊지 않아서 좋다.
입가에 맴도는 앵두의 향기를 입속에 담아두며 아침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