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력의 남은 장이 비웃기라도 하듯이
어쩜 덕없이 한 해를 보내는가 싶다.
때론 마음속에 찬바람이 휭하니 돌고 나가니
그나마 추스리던 몸도 찬바람이 부는것 같다.
세상사 아무리 힘들다 해도
지금보다야 더 하랴 싶은데...
......
무언가 할일을 생각하다가
지인들과 의논하여 헌혈차를 부르기로 했다.
헌혈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준비하자니
그동안 먹어오던 잡다한 약들을 물리치고
감기 기운만있어도 생강차로 다스리며
일주일 동안을 버텼다.
이왕이면 건강한 혈액으로 헌혈을 해야겠다는
작은 마음속에서...
만족할 만한 인원이 되지 못해 혈액원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종일토록 가시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헌혈차도 쉽게 움직이기 어려운가 보다.
......
며칠이 지나고 통보가 왔다.
헌혈해 주셔서 넘 고맙고...
지극히 건강하신 혈액입니다.
앞으로 2개월 후에 다시 헌혈에 참가 하실 수 있습니다.
......
세상이 나를 필요로 하는 곳도 있구나 싶다.
때론 부질없이 살아왔는데...
나의 작은 맘도 그속에 따라갔으면 좋겠다.
악성 빈혈로 고생하시는 지인을 위해
작은 종이 한장씩 거두어 보냈다.
작은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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